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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일 가해 주임신부님 강론 (2020.4.26. 잠실7동 성당)

작성자 잠실7동성당사무실
작성일 20-04-25 15:47 | 350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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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일 가해 (2020.4.26. 잠실7동 성당)

예수님의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습니다. 엠마오라는 지명은 마카베오기 상권 340절과 43절에 두 차례 나타나는데, 유다 마카베오가 이스라엘을 침공한 마케도니아의 군대와 싸워 승리를 거둔 곳이었습니다. 루카 복음서의 저자가 오늘 복음에서 다시 언급하고 있는 이곳이 정확히 어디인지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만, 그는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곳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현대 번역 성서들을 보면 대부분 예루살렘에서 7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라고 하고, 어떤 성서는 걸어서 두 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 거리는 대략 12km 정도 되는 거리입니다. 이곳 엠마오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두 제자의 고향이었던 것 같습니다. 열두 제자들이 그랬듯이 이들도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보고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두 제자는 “침통한 표정”(루카 24,17)으로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큰 희망을 걸고 있었지만 그분이 힘없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 좌절하여 고향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복음서의 저자는 그들의 희망과 좌절을 이렇게 전하여 줍니다. “우리의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이 그분을 넘겨, 사형 선고를 받아 십자가에 못 박히시게 하였습니다.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 일이 일어난 지도 벌써 사흘째가 됩니다  ···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서 보니 그 여자들이 말한 그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하였습니다”(24,20-24). 예수님께서 살아나셨다는 여인들의 전갈에 희망을 가지고 무덤에 달려갔으나 그분을 보지 못하자 더 크게 실망하여 모든 기대를 접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심정을 우리는 이 간단한 표현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제 부활하신 분께서 그들에게 나타나십니다. 그들과 함께 걸어가십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시어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실 때에야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습니다. 그들이 말합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24,32)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실 때 예수님을 알아보고, 또 모든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말씀과 빵을 떼어 나누는 이 식탁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이 체험은 예수님을 직접 눈으로 뵐 수는 없지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말씀을 듣고 빵을 떼어 나누는 성찬례 안에 현존하신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하였고, 그래서 후대 사람들에게 이 믿음을 전하여 주었습니다. 성찬례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현존을 체험하는 탁월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그 뒤로 오늘날까지 교회는 말씀을 선포하고 빵을 쪼개어 나누는 이 성찬례를 거행하기를 게을리 한 적이 없습니다. 이 성찬례는 그리스도인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자리일 뿐만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을 중심으로 모여 형제들과 함께 삶을 나누는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성찬례를 통하여 그들의 정체성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스도 죽음의 의미도 알게 되었고, 그 죽음의 의미를 일상의 삶에서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지도 거기에서 배웠습니다. 성찬례는 그들에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게 하는 모든 힘을 얻는 원천이었습니다.

우리가 날마다 거행하는 성찬례는 우리에게 무엇입니까? 우리는 성찬례에서 말씀을 듣고 선포합니다.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들을 기억하고 우리의 의무를 다지며 그리스도와 하나 되기로 결심하며 성체를 모십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이 성찬의 식탁으로 초대합니다. 그들도 우리처럼 기쁘고 활기차게 살아가라고 그들을 초대합니다. 그들과 같은 빵을 떼어 나누며 세상의 동반자로서 함께 길을 걸어갑니다. 우리의 발걸음에 또 다른 사람들이 힘을 보탭니다. 이렇게 세상은 변화하여 갑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우리의 체험이 세상을 바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성찬례는 이렇게 형제들과 함께 하는 식탁이 되어 우리의 기쁨을 더해 주고 세상을 더욱 힘차게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 오늘도 이 예식에 참여합니다. 이 성찬례 안에서 여러분의 기쁨이요 살아가는 힘이며, 모든 활동의 의미이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기를 기원합니다.

(김종수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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