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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위일체 대축일 주임신부님 강론 (2020. 6. 7. 잠실7동 성당)

작성자 잠실7동성당사무실
작성일 20-06-07 11:35 | 204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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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위일체 대축일 (2020. 6. 7. 잠실7동 성당)

오늘은 하느님께서 위()로는 셋으로 구분되시나 본체로는 한 분 하느님이심을 고백하고 선포하는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께서는 높고 낮음이 없으신 동일한 본질을 지니신 한분 하느님이십니다. 이 교리를 설명하기 위해서 여러 교부들과 신학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교리와 관련된 많은 신학 논쟁들은 교회 안에 많은 이단을 낳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교회는 이 교리를 인간의 이성이 이해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해석하려다가 오류를 빚기보다는 오히려 의문조차 갖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가르쳐 왔습니다. 이러한 권고들은 결국 삼위일체의 신비가 우리 인간 삶에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사목자들도 삼위일체의 신비에 대해서 누가 물으면 알려고 하지 말고 그저 믿기만 하라고 가르치기가 일쑤였습니다. 삼위일체 축일이 되면 그 신비를 깨우쳐 주기보다는 강론을 통해서 묻지도 말고, 알려고 하지도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일 년의 전례주년 동안 이날 말고 이런 날은 없습니다. 어느 다른 날, 그리스도의 신비, 하느님의 신비에 대해서 알려고도 하지 말라고 말하는 날이 있습니까? 자연히 삼위일체 대축일은 공연스러운 날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 날을 교회는 왜 해마다 대축일로 지내는 것입니까?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으로서 본래 하느님과 함께 계신 분이십니다. 그분께서 우리 인간을 구원하시고자 사람이 되셨습니다.하지만그분께서는 사람이 되셔서도 하느님이신 분이십니다.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십니다.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보는 사람은 하느님을 보는 것입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나를 믿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보는 것이다”(요한 12, 44-45).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요한 14,9).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눈으로 볼 수 있는,‘하느님의 표현’입니다. 이러한 성부와 성자의 관계를 일컬어 성자를 성부의 ‘표현적 존재’라고 하고, 성부는 표현적 존재인 성자의 ‘원초적 존재’라고 합니다. 성령께서는 원초적 존재와 표현적 존재가 온전히 하나가 되도록 이끄는 ‘합일적 존재’입니다. 성자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아버지의 말씀을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하신다. 하느님께서 한량없이 성령을 주시기 때문이다”(요한 3,34). 이렇게 원초적 존재이신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합일적 존재이신 성령을 통하여 사람이 되신 성자 예수님 안에 온전히 모습을 드러내십니다. 이 삼위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온전한 일치를 이루고 계신 한 분 하느님이십니다.

오늘 우리가 이 삼위일체 신비를 경축하는 이유는 이렇게 삼위가 온전히 일치를 이루고 있듯이 우리도 존재의 온전한 일치를 이루고자 함입니다. 우리 인간 존재도 하느님의 모습을 닮게 창조되어 하느님처럼 삼중의 인격(σαρξ, body – ψυχη, soul – πνευμα, spirit)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삼중 인격이 온전히 일치를 이루는 데에 오늘 우리가 경축하는 삼위일체 신비의 뜻이 있습니다.

우리는 자주 우리 자신을 속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육적인 욕망에 끌려 우리 자신을 속이곤 합니다. 우리의 욕망을 채우려는 우리의 시도는 ‘행동하는 우리’를 영적인 ‘본래의 우리’와 다른 사람이 되게 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겉과 속이 다른 사람으로 자주 체험하곤 합니다 우리는 우리 안에서 서로 다른 인격이 작용하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자주 “내가 왜 이래?”라는 말을 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서로 구별되는 3중의 인격을 우리 안에서 발견합니다. “왜 이래?”로 표현되는 ‘나’와 이래서는 안 된다는 본래적인 ‘나’가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발견하고 갈등을 느끼고 둘이 하나가 되도록 고민하고 노력하는 또 다른 ‘나’가 있음을 깨닫습니다.

본래적인 나와 표현되는 나가 커다란 차이를 보일 때 우리는 ‘이중 인격자’라고 말하고, 이런 이중성이 커지면 인격의 분열을 보기도 하고, 더 극도의 차이를 보일 때는 ‘인격 파탄자’ 또는 정신병자라고 합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삼위일체의 신비’는 이러한 이중성을 극복하고, 성령의 인도를 따라 온전히 우리 인격의 통합을 이루라고 촉구합니다. 삼위일체의 신비는 우리가 인격의 통합을 이루는, 우리 자신을 온전히 성취하는 존재가 되라고, ‘완전한 인격자’가 되라고 당신 삼위의 일치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주십니다.

오늘 삼위일체의 신비를 기리며 성부, 성자, 성령께서 이루시는 일치의 신비가 여러분 안에서도 실현되어 여러분이 인격의 완전한 통합을 이루고 또한 여러분이 만나는 형제와 일치를 이루시기를 빕니다.

(김종수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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